찾아가는 반려동물 이동검진센터에서 수의사와 관계자 등이 반려견을 검진하고 있다. 사진=연합

[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노동시장 안에서는 고령자 일자리가 대부분 청소경비와 같은 단순노무직에 불과했다하지만, 1인가구가 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을 위한 틈새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반려견 산책을 돕는 도그워커가 대표적이고최근에는 반려동물의 간식을 만드는 노인일자리사업도 선보였다.

4차산업혁명으로 다양한 개인적 욕구가 새로운 수요가 되는 시대를 맞아 기존에 없던 틈새형 노인일자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반려동물시장, 1인가구 맞물려 급성장

우리나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와 맞물려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4가구 중 1가구(25.1%)에 달한다반려동물 양육인구만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반려견 1마리당 월평균 103000반려묘는 78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반려동물용 사료시장은 연평균 19%,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도 연평균 15% 성장하는 중이다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병원에서 결제된 카드대금만 1조원이 넘는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2017년 23000억원이었던 시장규모는 2023년 46000억원, 2027년에는 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다. ‘펫코노미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반려동물, 노인일자리 창출 ‘효자’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직업들이 출현하고 있다반려견을 산책시켜주는 도그워커를 비롯해 반려동물 장의사반려동물 식품코디네이터 등 주인을 대신해 반려견과 반려묘를 관리해 주는 전문직업인이 대표적이다한국고용정보원은 동물매개 치유사를 4차산업혁명 유망직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을 활용한 직업들의 공통점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전제조건이다노동이란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동물과의 교감동물에 대한 배려심이 우선된다고차원적인 지적활동이나 높은 강도의 신체활동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자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직업들이다.

게다가최근에는 배달대행대리운전가사노동과 등 일을 맡기는 사람과 일을 해 주는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인터넷으로 손쉽게 일거리를 찾을 수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일을 원하는 노인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일자리 창출 분야로 반려동물시장이 뜨고 있다.

반려동물 일자리 1호 ‘도그워커’

도그워커란 보호자를 대신해 반려견에게 산책건강체크훈련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전문인력을 말한다혼자 살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장인이 출근하면반려동물은 하루종일 집 안에 갇혀 있게 된다이런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반려동물을 산책시켜주는 도그워커다.

도그워커가 되려면 일정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포털에서 검색하면 도그워커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육기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지자체가 교육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선진국의 경우 도그워커는 고소득 직종에 포함된다. 2015년 미국 직업별 소득 통계에 따르면 도그워커는 연평균 16000달러~51000달러(1800~58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영국에서도 한 달 보름 정도만 일하는 도그워커 연소득이 주 5일 전일 근무하는 근로자보다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돌봐 줄 수요자와 도그워커를 연결하는 스타트업 플랫폼들이 많이 등장했다. ‘워키도기란 업체는 도그워커를 전문적으로 매칭해 주는 서비스다. ‘애니맨은 도그워커를 비롯해 청소빨래배달과 같은 번거로운 일을 대행해 주는 업무대행 플랫폼이다.

반려동물 돌봄대행 전문업체도 있다. ‘펫트너란 업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도그워커를 포함해 펫시터 등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 간식시장 호황…수제간식 전문점 인기

반려동물의 존재를 가족 이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간식도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따라 강남대학교와 경기 용인시의 용인기흥노인복지관은 2018년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반려동물 수제간식 전문점 장수하개’ 1호점을 열었다.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해 반려동물의 수제간식을 만든다재료준비부터 제작까지 직접 챙기며 정성을 다해 만들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동물 수제간식 일자리를 위해 참여 어르신과 관련 직원들이 수제간식 학원에 다니면서 제작비법을 배웠다수많은 시제품을 만들면서 레시피를 늘렸고가게 문을 열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대부분 건조식품으로 제작하지만피자곰탕 등 굽거나 삶는 제품도 많아 실제로 판매되는 제품은 수십종에 달한다.

길고양이 사료관리 주변 청소 일자리

지역사회에서 종종 갈등을 일으키는 길고양이 문제를 어르신 일자리로 연결한 사례도 있다.

서울 관악구에 따르면관악산이 있는 이 지역의 길고양이는 6000마리로 추산된다다른 지역보다 길고양이 문제가 심각했다.

관악구는 고심 끝에 길고양이 급식소와 함께 길고양이 전용화장실을 설치해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개체수 조절을 위해 매년 수백마리 고양이에게 중성화수술(TNR)도 진행하고 있다이를 통해 매년 400건에 달했던 길고양이 관련 민원을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길고양이 급식소 관리가 주민 기대에 못 미쳐 또 다른 민원이 됐다관악구는 노인일자리사업에서 해법을 찾았다.

관악구는 어르신들을 선발일주일에 9시간씩 지역 내 길고양이를 돌보도록 하고 있다어르신들은 매주 월··금요일하루에 3시간씩 일하고 월 27만원을 받는다.

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돌면서 사료를 관리하고 주변을 청소한다이후 쓰레기 봉투를 뒤지는 길고양이가 줄었고길고양이 급식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점차 늘고 있다.

반려동물 카페 노인일자리 등장

반려동물 카페를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사업도 등장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시니어클럽은 2018년 공감&이란 반려동물 카페를 열었다반려동물카페는 수십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노인일자리사업과 결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시니어클럽의 공감&은 65세 이상 어르신 10명이 주 2~3하루 4시간씩 일하면서 월 35만원 안팎을 받는다.

공감&은 웬만한 동물병원보다 나은 반려동물 목욕서비스와 호텔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떠올랐다.

스파기능 욕조와 물기를 말리는 드라이룸을 이용하는 데 12000원이다온도 조절이 가능한 동물호텔은 12시간 15000원이다. 1일 12시간 기준 1개월 45만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저렴하다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서비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어르신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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