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로 출장 나가 SNS 직무교육을 하고 있는 박윤업씨.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라는 도전적 카피가 인상적인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란 영화가 있다. 주요 내용은 60년 NASA에 입사한 3명의 흑인 여성들이 회사와 직원(백인)들로부터 온갖 차별과 무시를 당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제 역할을 수행하여 우주선 발사에 기여하는 과정을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그렸다.

눈이 띄는 장면 중 하나는 많은 흑인 여성들이 좁은 책상에 앉아 손바닥 만한 계산기를 가지고 온 종일 분주히 계산 업무를 하는 장면, 그리고 우주선의 항로 예측에 필요한 온갖 수식의 빠른 처리를 위해 거대한 IBM 컴퓨터를 도입했으나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 방치된 모습의 대비였다.

주인공 중 한 명은 컴퓨터 시대의 도래를 예상하고 미리 프로그램 공부를 하며 준비하고 있다가 전산실로 정식 발령 받는데, 임시계약직에서 신분 상승한 그녀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전산실로 입장하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사람 키보다 더 큰 컴퓨터는 저장장치, 자기 테이프를 끝임 없이 읽어대고, 직직 소리를 내는 프린터는 긴 출력물을 쉬지 않고 토해내던 1970년대 국내 대기업 전산실도 영화에 나왔던 NASA 전산실과 대등소이 했을 것이다. 그 전산관련 분야에서 30여년을 보낸 한 사람을 습한 더위가 온몸으로 칭칭 감겨오는 7월 마지막 날 당산동에서 만났다.

그는 30여년간 LG 그룹에서 다양한 사내 전산 업무를 진행하다 퇴직한 IT박사, 박윤업씨다.

그는 은퇴 후 인생 2막 설계를 위해 동국대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 과정과 2019년 KDB나눔 재단이 후원하는 KDB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 20기를 수료했다. 인생 2막을 어떻게 살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며 세상의 거친 파고(波高) 속에 뛰어들어 좌충우돌하는 축적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가 잘하는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분야에 한 우물을 파자”는 것이었다.

그가 잘하는 것을 시작하는 첫 단추는 IT, 스마트폰, SNS와 관련된 내용을 블로그에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올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포스팅하며 내공을 키웠다. 그의 놀라운 IT 실력은 곧 강호로 빠르게 소문이 번져 지금은 IT전도사, SNS교육자로 활동하며 활기찬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

그의 하루 일상은 여기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바쁘게 사회공헌을 하며 보내고 있다. 최근 그의 대표적인 활동을 몇 개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서울시가 주관하고 있는 ‘어디나지원단’(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단원으로 위촉 받아 복지관, 주민 자치회관등을 방문해 디지털 환경에 소외돼 있는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시켜 스마트한 삶의 구현에 매주 이틀을 할애하며 앞장서고 있다. 또 농어촌진흥공사의 ‘농업인 정보화 교육 재능기부 전문강사’로 활동하며 농촌 정보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시니어 관련 분야 활동으로는 도심권 50+에서는 ‘SNS학교’에서 시니어들에 다양한 SNS활용과 유용한 스마트 폰 기능과 어플 사용법 등을 교육시켜 정보의 바다에 순항할 수 있도록 돕고, 디지털 소통을 통한 사회적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또 매주 토요일은 다양한 주제를 온오프라인에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는 지식 교환 장터인 ‘토요 포럼’에 재능기부하며, 페이스북 ‘다가치 소셜포럼(facebook.com/groups/wevalue)’이란 그룹도 운영하면서 디지털 천국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그의 스마트폰 일정표를 곁눈질하니 교육 봉사활동으로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요즘은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어 그나마 시간 활용이 조금 나은 편이다. 참으로 대단한 사회공헌 실천가다.

박윤업씨가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SNS 커뮤니티에서 강의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그는 IT 관련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을 설립해 디지털 정보 소외계층(경력 단절 여성, 다문화, 장애인, 노약자 등)에게 디지털 정보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정보 가공과 활용을 도와 세상과 물리적 거리, 단절을 극복케 하고, 온라인에서 원활한 소통으로 사회적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온라인 창업과 취업을 지원해 실질적인 생활인으로서 삶을 영위하는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 작가 조앤 디온(Joan Didion)은 “우리는 살기 위해 이야길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삶은 모두 서사(徐事)를 만들고 그것은 모두 생존을 최종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다. 안나 프랭크는 일기로 자신의 서사를 완성했고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은 아름다운 외모를 밑천으로 로마의 휴일이란 서사를 만들었다. 축구선수 손흥민은 상대편 골대에 차 넣은 골로 자신의 축구 서사를 만든다.

그러고보니 박윤업씨는 그동안 체득한 다양한 지혜를 IT기술에 녹여 자신만의 독특한 서사를 만들고 있다. 사회공헌을 하며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그의 서사다.

SNS분야에서 사회공헌의 씨앗을 꾸준히 뿌리며 스마트한 세상을 키우고 있는 그의 구체적이고 소중한 미래 계획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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