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사업과 같은 정부재정 직접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40대 취업자를 비롯해 자영업과 사회서비스업이 위축되면서 불안한 양상이다. 경기도 수원시가 주최한 중장년일자리박람회에 인파가 몰려 있다. 사진=수원시

[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노인일자리사업 등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재정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2개월 연속 60만명대를 기록하고 고용률이 1%포인트(p) 오르는 등 총량적인 고용지표는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30~40대 취업자는 15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5만명으로 전년동월비 61만9000명 늘었다. 전달(65.2만명 증가)에 이은 2개월 연속 60만명대 증가이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해 3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해 온 국내 취업자 수가 연속 플러스(+)를 나타내자 정부는 고무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동향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일자리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고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적었다.

하지만 고용동향 면면을 살펴보면 불완전한 회복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노인일자리사업이 이끈 취업자 증가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60세 이상은 무려 45만5000명을 차지한다. 20대와 50대도 각각 10만9000명·10만명 늘었으나, 60세 이상의 증가세는 가히 압도적이다. 이는 세금으로 만든 노인일자리 등 직접일자리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지난달 각각 -6만9000명, -6000명 감소했다. 30대는 작년 3월 이래 15개월 연속 감소, 40대는 2015년 11월 이래 5년7개월 연속 감소다. 해당 연령층 인구 감소와 이들을 떠받치던 제조업 고용 회복이 더딘 결과로 풀이된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5월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보건복지, 건설업, 사업시설관리 등은 청년층이나 50대와 60세 이상에서 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미루어 보아 30~40대가 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직접일자리 사업이 조기 시행된 영향으로 60세 이상이 높은 취업자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는 여전히 한파 속 ‘오들오들’

전체 취업자 수나 고용률 지표는 개선됐더라도 일부 취약계층은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실정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자영업자들이 한파에 갇혀 있다.

자영업자의 고통도 계속됐다. 기존 구조조정 여파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폐업·감원 등 고된 상황이 감지된다.

코로나 이후(포스트 코로나) 서비스업 구조조정도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자 수가 추락한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일부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비대면 전환에 따라 내수 경기가 살아나도 고용은 정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558만7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만4000명 감소했다. 작년 3월부터 이어진 15개월 연속 감소 기록이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 폭(-6.7만명)이 두드러졌다. 거꾸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5만3000명이 늘었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로 폐업하거나, 직원 감축을 단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코로나 이후 시대의 서비스 고용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최근 백신 접종과 소비 개선에도 일부 서비스업 고용은 감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13만6000명 줄면서 2019년 6월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여행업 등 개인서비스업은 -4만5000명 줄었고 전달(-3만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가 서비스 산업의 비대면 전환을 가속하면서 경기와 무관하게 고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동명 국장은 “최근 도소매업 생산 증가와 소비지표 개선에도 취업자 감소는 다소 지속되고 있다”며 “온라인 거래나 무인사업장 증가 등 소비행태 변화가 고용 회복 부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 추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이러한 서비스업 고용 우려를 인정하면서 미래 구조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고용동향 분석에서 “비대면 유통 확대 등 고용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도소매업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고용구조 변화 선제 대응, 고용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