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 무료교육 활용 전략

PC, 서버, 스토리지 등 전산장비 유통업체에서 기업(B2B)영업을 담당했던 방부장(47세). 퇴사후 서울 목동에서 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기업영업과 소매영업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탓에 2년도 채우지 못하고 가게를 접었다. 그는 이제 다시 직장을 찾고 있다. 그의 주된 경력인 기술영업과 마케팅 경험을 살린다면 관련 분야로의 취업은 가능하다. 다만, 새로운 직장에서 영업직으로 얼마나 오래 일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는 단순히 직장을 구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후 준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방부장에게 기존의 경력 대신 새로운 직업으로 바꾸는 전직(轉職)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도 전직에 관심은 많지만, 무슨 일을 할지 결정을 못했다고 했다.

전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 능력, 꿈,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 나이 들어서도 오래도록 일을 하고자 한다면,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여기에 기술교육훈련과 자격증, 현장 경험은 필수다. 이를 다 소화하려면 1~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는 서울시 기술교육원(http://job.seoul.go.kr/)의 기술교육과정(접수 2.20까지)을 알려드렸다. 정규 1년 과정 중에서 그린자동차정비, 전기, 자동차컬러디자인(보수도장), 플랜트용접, 컴퓨터금형기계, 특수용접 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플랜트 용접과 컴퓨터금형기계 과정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튼날 그는 e메일을 보내왔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1년 교육과정은 너무 긴 것 같다며, 단기코스 과정은 없는지 물었다. 용접의 경우 일반 학원에 4개월 짜리 국비지원과정도 있으나, 학원 위치가 서울과 거리가 멀었다. 수원, 서산, 거제, 부산, 울산, 김해 등이었다. 그는 좀 더 심사숙고하고 가족과 상의후 결정하기로 했다.

대형출판사에서 교육 및 출판물 관리, 학습지회사의 마케팅담당, 문구업체의 특판담당이사를 거친 고이사(56세). 회사를 다니며 방송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퇴직후 사회복지 대학원을 전공하여 사회복지사 자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모 평생교육원의 자격과정을 이수했다. 그가 취득한 자격증은 어린이 대상 스피치, 디베이트(토론) 코치였다. 성인이 아닌 초중고 학생 대상의 교육과 코칭 업무다. 그는 이 자격증을 활용한 취업을 모색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현재 알아보고 있는 초등학교 방과후과정은 신규 과정 개설조차 어려운 상태다. 여성 강사를 선호하는 어린이 교육시장에서 장년층 남성인 그가 입직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더구나, 자격증만 있을 뿐 경력이 전무한 상태다. 실전 경험이 없다면 특강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그가 강의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안정화되려면 몇 년이 걸 릴 지 모른다. 그 기간 동안에는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강의 스킬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그가 다니는 교회에서 어린이 대상 무료 스피치반을 운영하면서 강의 이력부터 쌓을 것을 권했다. 또한, 유통업체 매장관리직이나 복지센터의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스피치 강의와 코칭 경험을 쌓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관련 직장을 알아보기로 했지만, 그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방부장, 고이사과 같이 새로운 직업을 찾을 경우 자격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신문광고, 인터넷 등에 00자격증을 따면 취업이 손쉽다는 말로 구직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있다. 자격증 취득이나 교육훈련 수강에 앞서 취업처와 취업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자격증 정보가 부족하다면, 정부기관 사이트를 활용하자. 국가공인 자격증이나 정부지원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는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큐넷(q-net.or.kr)과 HRD-NET(hrd.go.kr)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민간 자격증은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or.kr)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인터넷 정보와 교육기관 담당자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발품을 팔아서라도, 경험자를 통해 취업 노하우는 물론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까지 파악하자. 모든 일은 자기 주도로 면밀하게 검토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중장년에게 시간은 돈만큼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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