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취임하면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줄일 것이란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하철 7호선 부천구간 개통 당시의 모습.

[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가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윤석열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새 정부가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줄일 것이란 주장들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최근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65세 이상에게 드릴 첫 번째 선물이라는 제목 아래 지하철 무임승차 제한 가능성을 보도한 기사를 게시했다이 기사는 윤 당선인이 저소득층 노인에게만 무임승차 바우처를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연합뉴스는 취재 결과무임승차 제한 방침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연합뉴스는 “2월 15일 대한교통학회의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 교통공약 토론회에서 나온 이한준 국민의힘 정책본부 지역소멸위기대응정책특별위원장의 발언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당시 토론회에서 “65세 이상 (대중교통무임승차를 일률적으로 하는 것보다 소득 있는 계층없는 계층으로 나누고 이걸 바우처제로 전환하면 어떻겠느냐며 소득이 없는 분들은 바우처를 이용해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고소득 있는 분에게는 바우처 지급을 안 하니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

올해도 지하철 무임승차가 논란이 됐다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개 도시철도(지하철운영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철도 무임승차 인원은 48000만명무임 손실액은 6455억원이다.

이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당기순손실 1865억원의 6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도시철도 규모가 가장 큰 서울의 경우 무임승차 인원이 29000만명무임손실액은 3935억원에 달했다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이 금액을 중앙정부가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무임 승객이 타지 않아도 지하철은 움직이기 때문에 손실과 관련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으나 승객이 늘어나면 차량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하고 그에 따라 운영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 “정부가 원인 제공자이자 수혜자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 65세 이상 노인을 시작으로 장애인유공자로 확대돼 올해로 37년째 시행 중이다특히 전체 인구 중 노인 비중이 1984년 4.1%에서 2020년 15.7%로 늘어나 노인 무임승차가 손실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적자 규모를 줄이는 방안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당장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가장 현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대안은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비용을 정부가 보전하는 것공기업인 코레일의 경우 수도권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의 60% 이상을 매년 국비로 지원받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무임승차 제도는 거주지와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국가 교통복지 제도로 정부가 원인 제공자이자 수혜자라면서, “재정 여력이 있는 정부의 보전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간 재정분담의 공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고령화로 설득력 얻는 정부지원 방안

이전과 다르게 무임승차 손실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라는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인구고령화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을 비롯해 장애인국가유공자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분을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무임승차 손실액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5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했다민홍철·조오섭·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 5명이 각각 발의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하나로 합친 수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무임수송은 국가의 정책 또는 공공목적을 위하여 제공되는 공익서비스이므로 해당 비용은 국가에서 부담하여야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철도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무임수송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라 무임수송 인원이 급증하고 있고도시철도의 승객안전과 도시철도서비스 향상을 위한 투자가 축소되고 있다, “무임수송 비용을 원인제공자인 국가가 부담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은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손실을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지하철 이용 못하는 농어촌 노인은 상대적 박탈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노인복지법을 근거로 한다노인복지법은 국가 또는 지자체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지자체의 수송시설 등을 무료 또는 이용요금을 할인받아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통복지 차원에서 시행됐다하지만 현실은 교통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재정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도시지역 노인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농어촌 노인은 국가가 제공하는 교통복지에서 소외되고 있다만약도시철도법 개정으로 중앙정부가 무임승차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도시라면 무료로 지하철 타고 못 가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농어촌에서는 몇 시간에 한 번씩 오는 버스도 돈을 내야만 탈 수 있다그런데대도시 노인들에게 집중된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을 중앙정부가 부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농어촌 노인들에 대한 교통비 지원 요구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농어촌에도 상응한 혜택 제공해야

현재 농어촌 노인을 위한 교통복지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농어촌지역 가운데 이른바 ‘100원 택시를 운영하거나 노인 대상으로 버스비 일부를 보조해주는 곳이 상당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월 4회 정도로 이용횟수가 제한된 ‘100원 택시나 버스비 일부 지원만으로는 농어촌 노인들의 교통복지를 도시노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남도의 경우 버스가 운행되지 않거나정류장까지의 거리가 먼 농산어촌 마을 사람들이 100원만 내고 택시를 불러 가까운 정류장이나 읍내까지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100원 택시’ 제도를 운영한다연인원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횟수 제한이 있어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전라남도의 경우 이미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를 운용 중인 대도시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100원 택시’ 예산을 더욱 늘려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시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에 발맞춰 농촌노인에게 버스 무임승차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충청남도의 경우 2019년부터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내버스와 농어촌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는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다전북 진안군도 70세 이상 노인에게 버스비 무료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이 같은 교통비 지원은 어르신들의 이동권 확보와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에 관심 있는 일부 지자체에 제한되는 정책이다앞으로 어르신들이 거주지 상관없이 교통복지를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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