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2017년 재단 설립 1주년을 맞아 ‘50+의 가능성’이란 주제로 성과 발표한 당시 사용한 홍보 이미지. 당시 재단 측은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숨은 자본인 50+세대의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통한 세대통합 비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2022년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존폐 갈림길에 놓였다. 이미지=서울50플러스재단

[시니어신문=이운성 기자] 서울50플러스재단 업무가 지난 19일 서울시 복지정책실 인생이모작과에서 평생교육국 평생교육과로 정식 이관된 가운데 그동안 재단 업무 축소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던 상항에서 재단 시설 중 하나인 50플러스도심권센터가 일방적인 폐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50플러스도심권센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온라인에서는 ‘도심권센터 운영 종료 반대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 바뀌면서 존패 갈림길 놓인 50플러스재단

서울50플러스재단은 박원순 전 시장 임기 중인 2016년 설립됐다. 50~60대 중장년 세대의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업지원, 봉사활동, 모임공간 제공 등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수행해 왔다. 2019년에는 OECD가 선정한 대한민국 혁신사례 10개 중 하나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4선 당선 이후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서울50플러스재단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5060세대를 위한 지원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에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모델이 됐던 서울50플러스재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이용자들과 이해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50+재단, 인생이모작과서 평생교육국 이관

서울시는 지난 7월 12일 복지정책실에 속해 있던 인생이모작과를 폐지하고, 50~60대 중장년층 관련 사업은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서울시의 이번 조직개편안 핵심은 중장년층의 인생 후반기를 지원하는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어서 조직개편안 발표 즉시 논란이 예상됐다.

조직개편에 따라 서울50플러스재단 업무도 복지정책실에서 평생교육국으로 바뀌게 됐다. 그동안 노후준비와 일자리 지원 기능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던 재단 업무가 교육 사업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50~60대 정책 벤치마킹 모델

50~60대는 서울시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가장 규모가 큰 인구 집단이다. 기존 노년세대와 달리 사회적 기여가 가능한 가능성의 세대로 평가되지만,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은 전국적으로도 서울50플러스재단이 유일했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 재취업과 창업, 상담 등과 관련된 지원을 아우르는 정책이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고 보람일자리 참여자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시니어신문에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책을 써 작가로 할동할 수 있었다”며 “그 경험을 나누는 보람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는데 50플러스재단이 없어질 수 있다니 매우 충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50플러스 기능 축소는 없다”

재단 기능 이전과 관련, 서울시 평생교육과 관계자(박용진 과장)는 25일 시니어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기능 축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기존 기능을 모두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평생교육과는 평생교육 관련 업무만 담당했기 때문에 관련 시설들에 일자리 지원 기능이 없었지만, 재단이 갖고 있던 일자리 지원 기능도 함께 수행토록 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평생진흥교육원 내 시울시민대학캠퍼스 등의 시설도 50플러스 캠퍼스 기능을 수행하려 한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 재단 시설에 더해 효율적으로 확장한다는 개념으로 보는 게 좋겠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기존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촘촘히 직접적인 서비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플러스도심권센터 폐쇄 통보 알려져

재단 시설 중 하나인 도심권센터는 서울시로부터 오는 11월 29일자로 운영을 종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엔 운영 종료를 반대하는 도심권센터 이용자들이 서울시 도심권 50플러스센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영욱, 이하 ‘비대위’)를 결성하고 이튿날 12일부터 온라인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비대위 이영욱 위원장을 비롯한 이용자 대표들과 서울시 평생교육과 박진용 과장 등 관계자, 재단 관계자 등이 지난 24일 서울시 평생교육과에서 도심권센터 논란을 놓고 마주 앉았다.

서울시, “다른 장소서 도심권센터 운영할 것”

비대위 측은 지금까지 취합된 운영종료 반대 서명 참여자 명단과 함께 센터 유지 방안, 센터 직원 고용 안정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서울시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도심권센터는 직영이 아닌 임차 건물에 민간 위탁운영으로, 수년간의 성과평가와 분석을 통해 예산 대비 효율이 떨어지니 종료하라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며 “ 현재 대안으로 서울시민대학 본부캠퍼스(종로구 송월길 52) 일부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센터 직원의 고용문제는 50플러스재단과 협의하겠다”고 하였다.

도심권센터 비대위, “기능 유지·발전시켜야”

하지만 비대위 이영욱 회장은 “도심권센터 운영을 중복이나 효율성 차원의 문제로 볼 사안이 아니다”며 “도심권센터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교육, 커뮤니티 활동과 삶의 전환’으로 이어지는 순환 활동이다. 9년간 쌓은 많은 사례들과 센터의 역량, 구성원들의 노하우, 인적네트워크를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도심권센터를 서울시 소유 다른 건물로 이전해 이용하라는 것은 도심지역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라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 평생교육과는 비대위 요청사항에 대해 9월 20일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전달키로 했다.

양측 갈등 봉합될지 미지수

비대위 이영욱 회장은 25일 시니어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무리 전임 시장이 시작한 사업이지만 시민 만족도가 높은 사업을 이렇게 아무런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평생교육과 면담에 이어 서울시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같은 날 시니어신문에 “운영 종료는 결정된 바가 없으며, 도심권센터가 사용 중인 건물이 임대 만료돼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만 확정됐다”라며 “임대 만료 후 종로구 서울시민대학 본부 캠퍼스 등 서울시 소유 다른 장소로 이전해 기존 기능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중구에 ‘인생전환센터’를 건설 예정이며, 2년 후 건물이 완공되면 도심권센터를 이곳에 입주시켜 기능을 더 크게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도심권센터가 민간 위탁 기간으로 고용 불안정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도심권센터 직원과 이용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