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테이 지축 독서실. 사진=이운성

[시니어신문=이운성 기자] 초고령사회의 노후주거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시범사업인 ‘위스테이’가 종료됐다. 사회적기업  ‘더함’이 2016년 12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 공모에서 주관사로 선정돼 시행한 사업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는 개별 세대의 독립성은 보장이 되지만, 사회적 관계망인 세대간·이웃간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 위스테이는 이러한 기존 아파트단지의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한 시도다.

지역과 세대통합형 공동체를 추구하는 실험적 주거형태다. 더함의 김종빈 이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래 거주할 수 있어야 하고, 적정 주거비용과 좋은 커뮤니티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한 뒤 위스테이 사업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우선, 경기도 별내와 지축 2곳에서 입주를 끝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다.  2020년에 입주한 ‘위스테이 별내’는 7개 동 491가구, ‘위스테이 지축’은 539세대 규모로 2022년 초 입주했다.

택지, 자금 조달에서 공적 지원을 받아 임대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고 커뮤니티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보증금 3억원, 월 10만원의 관리비다. 관리비에는 5만원의 커뮤니티지원 서비스가 포함된다. 주변 아파트 임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주거 비용이다.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

위스테이는 기존 아파트 단지의 운영 측면에서 다른 점이 있다.

첫째, 주민 주도형이다.

위스테이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된다. 아파트 입주민은 자동으로 협동조합 조합원이 된다. 협동조합 특성상 수입은 배당되지 않고 재사용된다.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전문성을 가진 입주 예정자가 참여해 커뮤니티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시설과 도구를 결정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마을 돌봄, 공유 주방·공방, 공동 육아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에서는 주민 의사와 관계 없이 건설사가 제공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위스테이 지축의 커뮤니티조성팀 정승일 팀장은 “조합원 구성이 다양해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커뮤니티 조성에 많은 의견을 주셨다”며 “입주 전부터 조합원들과 커뮤니티 시설을 협의해 조합원들이 원하는 커뮤니티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도 위스테이 지축의 입주민이다.

둘째, 세대통합형이다.

입주민들이 ‘마을 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 경험 있는 학부모나 어르신들이 아이들의 등하교 지도는 물론, 어린이집에서도 돌봄 교사로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런 마을 돌봄은 과거 대가족 제도 아래서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살아가면서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불어 살던 삶의 방식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방안이다. 또한 증가하는 1인 가구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재로 커뮤니티 공간에는 어린이와 학부모, 시니어들이 어울려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는 기존 아파트에서 느끼기 힘든 활기와 친밀함이 있다.

셋째, 자족형이다.

단지내  편의점 같은 일부 상업시설은 협동조합이 운영해 수익을 창출한다. 여기서 창출되는 수익은 마을 커뮤니티의 활동을 지원해 커뮤니티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또한 입주민이 직접 직원으로 참여해 일자리에 기여하기도 한다. 주민들이 실사용자이면서 커뮤니티 운영자다.  그 결과, 주민들 사이의 유대감과 친밀도가 매우 높다.

자족형 모델은 향후 지역 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지역의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일할 수 있는 젊은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임대료를 낮춰 간접적인 소득 증대와 커뮤니티 기반을 통해 삶의 질과 유대감,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관건은 예산과  법 제도의 개선

시범사업 종료와 함께 실시된 조사에서 입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지원을 받는 사업의 특성 상 본격적인 지원은 미뤄지고 있다. 법적 제약도 관건이다. 각각의 시설 이용 연령을 제한하고 있어 통합돌봄이 불가하다.

김종빈 이사는 “위스테이 시범단지 입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게 나왔다.  그럼에도 이 주거 모델을 더 확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면서, “정책 부서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예산 확보가 관건”이라고 했다.

현재 여러 지자체가 위스테이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역 산업단지 연계 등 여러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지역의 일자리 문제와 육아 등 실험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고령친화마을 인증제’를 제안하고 ‘육아친화 마을’ 협력 등을 모색하고 있다.

‘통합돌봄서비스’도 위스테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데이케어 돌봄과 어린이집에 다나는 어린이들의 육아 돌봄을 통합하는 방안이다. 어르신들은 어르신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게 아니다. 세대 통합 돌봄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정승일 팀장은 “조만간 별내 입주민과 지축 입주민간 축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단지 내 뿐 아니라 지역간 유대를 도모하려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