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노인우울증이 알츠하이머치매로 발전하는 이유를 규명했다. 시민들이 치매조기검진을 받고 있다. 사진=인천시

[시니어신문=김지선 기자] 국내 연구진이 노인 우울증이 왜 알츠하이머 치매로 연결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우울증이 심하면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기존의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우울증이 어떤 이유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도를 증가해 치매로 발전하는지에 대한 기전은 불명확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과 우울증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디폴트모드네트워크 연결 이상(Default mode network dissociation)’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디폴트모드네트워크의 전방부 연결성은 증가하고 후방부 연결성은 감소하는 ‘전·후방 분리현상’이 우울증과 알츠하이머 병리를 연결시켜주는 주요 기전임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뇌건강센터 외래를 방문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F-18 플로르메타몰 뇌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및 기능적 MRI(functional MRI) 검사를 시행,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도, 뇌의 기능적 연결, 그리고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임 교수팀은 총 235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우울군(118명, 인지기능은 정상이나 우울증 있음)과 비우울군(117명)으로 구분했다.

우울군은 비우울군에 비해 대뇌 중요 네트워크 중 하나인 디폴트모드 네트워크의 전방부(슬하전두대상피질 subgenual anterior cingulate cortex 주황색)의 기능적 연결이 증가 되어있는 반면, 후방부분(뒤측 쐐기앞 소엽 precuneus 및 후방대상피질 posterior cingulate cortex, 푸른색)의 기능적 연결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도가 높을수록 디폴트모드 네트워크의 전방부 연결성은 증가한 반면, 후방부 연결성은 감소가 확인됐다.

디폴트모드 네트워크 전·후방 분리 현상은 우울군에서 더 심하게 관찰됐는데 전방부 연결성이 증가할수록 우울증 증상은 더 심해지며, 후방부 연결성이 감소할수록 기억력이 저하됐다.

특히 임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척이 우울증 발생의 직접적 요인이 아니라 디폴트모드네트워크의 전방 활성도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임 교수팀은 디폴트모드네트워크 전·후방 분리 현상이 심해지면 네트워크 연결 간격이 이전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가속화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노인우울증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어 치매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우울증상을 보이는 노인의 경우 조기에 철저한 진단적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