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타우단백질 분자가 자가포식작용(오토파지)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규명해 치매 병리현상 예방과 개선의 새로운 길을 확인했다. 사진=픽사베이

[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인 타우 단백질 이상응집을 조절할 실마리를 찾았다. 이번 연구성과는 치매 예방과 개선을 위한 새로운 길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치매의 유력한 발생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타우단백질’을 자가포식으로 분해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6월 29일 밝혔다.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좀을 이용해 타우단백질 제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자가포식을 이용한 타우단백질 분해 원리 규명은 기존의 치매 치료 전략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간 뇌 신경세포 속 타우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은 치매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어왔다. 타우단백질이 잘못 엉키면서 신경세포를 파괴해 인지 기능과 기억력 상실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타우단백질이 신경세포에서 응집되고 분해되는 정확한 과정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는 류훈 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팀과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박사팀, 송은주 이화여자대학교 교수팀이 참여했다.

공동연구진은 치매 초파리와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 mRNA 유전자를 조작해 ‘UBE4B’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타우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이 감소하며 치매 실험동물의 행동이 향상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UBE4B의 증가가 타우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웠던 세포의 타우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에 접근할 수 있었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프로테아좀보다 자가포식 작용이 타우단백질 제거에 더 효과적이란 사실이다.

연구진은 자가포식을 유도하는 UBE4B를 타깃으로 치매 진단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타우단백질 분해 조절 인자에 대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류훈 박사는 “타우단백질 분자가 자가포식작용(오토파지)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규명해 치매 병리현상 예방과 개선의 새로운 길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유권 박사는 “초파리 치매 모델에서 발견한 새로운 타우단백질 분해 기전이 마우스 치매 모델에서도 확인된 연구로 새로운 치매 대응 전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최신 호에 게재됐다.